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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그 종이에 적힌 메모지 그거 제게 주세요

김성룡
0 224 2023.08.28 11:19

엄마, 그 종이에 적힌 메모지 그거 제게 주세요 


한 시골에 어느 부부와 아들 한 명, 어머니와 함께 이렇게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부인이 갑자기 정색을 하면서 시어머니를 모시기 싫다고 남편에게 말하며 시어머니를 양로원으로 보내자고 했다.

부부 사이에 다툼과 갈등이 있은 얼마 후, 우여곡절 끝에 이 부부는 결국 시어머니를 양로원으로 보내기로 했다.


양로원으로 보낼 준비를 하기 시작할 때였다.

수건과 생활용품 등 준비해야 할 여러 가지 물건들을 종이에 써 가면서 준비를 마친 아내는 결국 시어머니를 양로원으로 보냈다.


시어머니를 태운 차가 떠나자 침울해 있던 아들이 이렇게 말했다.


“ 엄마... 그 종이 제게 주세요.”


아들이 양로원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적은 종이를 달라고 하는 거였다.

부인은 의아해서 물었다.

“왜?”

아들이 대답했다.

“ 나중에 나도 써야될 거잖아요.”


오늘날 우리 모두가 가정을 이루며 살아가는 것 중에 정말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요?

아무리 인정이나 사랑 없이 살아가는 오늘날의 메마른 세태지만 어른을 모시는 것이 그렇게도 불편할까요?


고모나 이모, 삼촌이나 외삼촌이라는 단어가 사라질 날도 얼마 남지 않은 요즘 사회적 분위기를 조심스럽게 바라보면서 이웃을 알고 어른을 아는 세상이 다시 도래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유럽에는 주변에 어른이 돌아가시면 하는 말이 있다.

오늘은 이 말이 자꾸만 입에 맴돈다.

“우리 마을에 도서관이 하나 사라졌다.”라고


탁상달(운영위원장)

(사)바보클럽인재양성콘텐츠랩 「아침 명상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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