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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엄마

김성룡
0 511 2022.04.29 15:25

그냥 엄마


이글은 오마이 뉴스인터넷 신문 기고문에 있는 김혜원 님의 기고문 내용으로 우리네 어머니들의 애틋한 정서가 담겨있기에 여기 편집해서 옮겨 옵니다.


여기 한 그냥 엄마가 있었습니다.

신도시의 작은 서민 아파트에 사는 엄마는 대형 할인점 생선코너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남편이 택시 운전을 해서 벌어오는 수입으로 어렵게 마련한 아파트의 융자금 갚아나가랴,

부모님 생활비 보태드리랴, 그나마 두 아이를 키우며 살아가는 것조차 빠듯합니다.

아이가 중학교에 진학하게 되자 학원비라도 보탤려고 할인매장에서 일을 하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어차피 일하러 나가는 마당에 기왕이면 시간 수당을 몇 백원 더 받는 생선 코너에서,....

물론 몇 백원 더 받는 야간 심야 근무도 도맡아 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시작한 할인점 근무가 어느새 3년이 넘어갑니다.

하루 종일 퉁퉁 부은 다리로 서서 생선을 만지고 포장하지만 그렇게 번 돈으로 아이를 학원에 보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피곤쯤은 기쁘게 견딜 수 있다고 합니다.

일하는 엄마는 하루 종일 신문 한자, 뉴스 한 번 볼 시간이 없습니다.

파김치가 되어 집에 돌아오면 늘 잠들어 있는 아들을 보면서도 0교시 때문에 일찍 학교에 가야 하는 착한 아들을 깨우지 못하고 아들은 피곤에 지쳐 늦게 잠든 엄마를 깨우지 않고 조용히 스스로 아침밥을 챙겨 먹고 학교에 간답니다.


나는 우리 아이에게 좋은 학교에 가라고는 하지 않아요. 겨우 학원 하나 보내기도 버거운 형편인데 무슨 수로 잘사는 사람들을 따라가겠어요. 그냥 보통만이라도 해주면 해요. 그래도 우리보다야 많이 배우니 그들이 사는 세상은 우리보다는 힘들지 않게 되겠지요.

세상이 많이 좋아질 거라 하잖아요.


이렇게 일하는 엄마는 우리들의 엄마입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힘든 티를 내지 않고 늘 밝게 사는 씩씩한 엄마이지만 아이에겐 언제나 미안한 엄마입니다.

신문도 뉴스도 볼 여유가 없으니 세상 돌아가는 것은 당연히 모르고, 바뀌는 입시제도에 대해서도 알 턱이 없으니 잘 사는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해주는 것에 비해 자신이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으니 언제나 아이에게는 미안한 엄마입니다.

그나마 하루 종일 생선 판매대에서 일해서 받은 돈으로 몇 십만 원의 학원비를 대주는 것 외엔 아무 것도 해줄 것이 없고 늘 저녁 한 끼 따뜻하게 챙겨 먹이지 못하는 것을 미안한 마음으로 사는, 공부하느라 피곤에 지쳐 잠든 아들의 얼굴 보기조차도 그저 미안한 엄마.....

이런 엄마가 바로 우리들의 그냥 엄마입니다.

이제 우리 그냥 엄마도 웃으면서 희망을 가지고 살 수 있는 세상이 올까요?


탁상달(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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