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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파는 시대

김성룡
0 2,584 2016.07.13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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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파는 시대

 

소녀시대가 신나게 춤을 추고 노래를 하며 즐겁게 논다. 그저 자기네들끼리 흥에 겨워 놀 뿐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돈을 주고 이것을 즐긴다. 더욱 신나게 잘 놀면 놀수록 사람들은 더 많은 대가를 지불하지만 그들의 가치는 상승한다.

그들이 사람들에게 실용적인 물건을 준 것도 아니고 관객의 손에는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는데 말이다. 사람들이 지불한 대가는 그 가수들이 만들어낸 흥겨운 감정에 대한 것이다. 

똑같은 베를 가지고 옷을 만들었는데도 일 이만 원 하는 옷에서부터 기십만 원, 기백만 원 하는 옷까지 그 가격이 다 다르다. 몸을 가려 주고 보호해 주기는 마찬가지인데 각각 다르게 가치를 매긴다. 그것은 옷의 색상, 디자인이 주는 만족감의 차이에 대한 차액이다.

모든 문화, 예술이 알고 보면 감정을 주고받는 일이다.

인간에게 더 깊고 풍부한 감정을 전할수록 우리는 그 가치를 더욱 높게 매기는 것이다.

물질이 풍부해진 현대로 올수록 물건 자체의 실용성보다 감정의 가치를 더욱 중요하게 여긴다. 더욱이 개성을 중시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사람들은 자기감정의 만족 정도에 따른 가치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은 감정을 파는 시대라 할 수 있다. 물건이든 용역이든 감정의 자극이 오지 않을 때는 가치가 없다. 감정이 섞이지 않은 것은 팔리지 않는다는 얘기다. 반대로 자기도 모르는 감정에 이끌려 좋아지게 되면 그것은 실용성에 의한 것 못지않은 가치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이치다. 머리가 좋고 지식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을 보면 감성지수가 낮다든지, 감정이 메말라 인간관계에서 상대와의 감정 교류가 잘 되지 못하여 그런 예가 많다.

풍부한 감정, 감수성은 천진성(天眞性)에서 비롯된다. 이것은 하늘이 인간 모두에게 준 인간 본연의 성품이다. 이 천진성을 잃으면 감정이 메마르고 만다.

삭막해지고 가파르게 돌아가는 현대일수록

마음의 위안과 휴식을 줄 인간 본연의 천진성과 우러나오는 풍부한 감정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이다.

결국 현대 사회는 감정이 마르지 않는 한 어떤 것이든 팔수 있고 어떤 도움이든 받을 수 있고 어떤 일도 성공시킬 수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술을 예로 들자면 그림이 1호당 십만원도 있고 1호 몇억가는 그림이 있다.

손재주로 그린 그림은 노동의 대가지만 맑은 영혼을 가진 천진,순수한 이의 혼이 담긴 그림은 그 혼의 가치로 매겨지기 때문에 그 가치는 돈으로는 가늠하지 못할 만한 대가를 치러야 소장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맑은 혼을 가진 감정은 명화를 만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바보처럼 보이는 순수감정이 오히려 최고 가치생산을 할 수 있는 증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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