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 / 장혜진
지금 이 순간만은 내 귀가 제 기능을
해내지 않기를 바랍니다
잘못 들은거라고 내 귀를 붙잡고
아니라는 대답 듣고 싶어요
점점 멀어져가는 발걸음 소리가
들리지 않는 두귀로 살아가고 싶어요
그런 나에게 야속하게도 두 눈과 두귀,
신체는 각각 제 역할을 하려는지
마지막 가시는길 끝까지 놓치지 않으려
흐르는 눈물 주워담지 못한 채
당신의 마지막 가시는 길 통곡하는
목소리를 잡지 못한채
금방 눈물바다가 됩니다
그렇게 고인이 가시는 길 바닥은 눈물로
가득차 세상을 울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