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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들의 수다

모래

장혜진 좋은글
0 730 2023.05.10 15:00

모래 / 이광희


시든

사랑이든

몇 번은 잠결에 불을 켰다 끄며

가슴애피를 해야 하고

또 몇 번은 떠났다가

돌아와야 성숙하는 것

쉽게 만나 하나가 되려 해도

자꾸만 돌아서는 성질 때문에

우린 서로 떨어져 살다가

먼지처럼 사라질까 두려워한다

헤어진 뒤에도 만나야 하고

만난 뒤에도 그리워할 수 밖에 없다

세상엔 온전히 한 알로만

살아갈 수가 없으니.

- 이광희 시집 " 몽주루의 굽은 길 "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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