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글렌코 카페 / 장혜진
제주도의 어느 여름날,
글렌코 카페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기울여본다
더워! 더워! 를 외치며
볼을 한껏 부풀리며
불평불만을 한가득
쏟아내는 수국들
그 볼이 귀엽다는 듯 꼬집는
바람의 손에 수국의 볼이
한층 더 부풀어 오른다
살며시 미소짓던 바람이
수국에게 기분 풀어요 라며
시원하게 부채질을 한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에
활짝 펼쳐진 천막 주위로
의자들이 옹기종기 모여
손님이 없는 동안의
여유를 만끽한다
아무도 없지만
더 없이 소중한 지금
소중한 이 순간
투덜대는 수국들의 이야기 소리와
의자들의 여유로움이 가득한
평화로운 글렌코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