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우리집으로 걸어오다
장혜진
비가 내리던 어느날
시가 걸어와 노크를 한다
조심스레 문을 열어보니
빼꼼히 나를 쳐다보는 시
잡아서 문장을 만드려니
도무지 가만히 있지를 않는다
문장 한줄을 적을 때마다
잡힐 듯 말듯
깔깔거리며 나를 놀리는 녀석
이렇게 써봐라
요렇게 고쳐라
잔소리를 한다
오늘도 나를 찾아온
시라는 녀석과
씨름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