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홈피에 일기를 쓰는데... 일기를 쓰면서 같이 쓰다보니... 장문의 후기가 되버렸네요 ㅡ0ㅡ;
형편없는 구술력으로 열심히 작성했어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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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광원에 처음으로 가는 거라 기대 반, 걱정 반이였다
청소는 이미 다른 봉사단체에서 끝내고 간 후라
대신에 말벗하고 손과 발 마사지를 해야 했다
내가 맡은 방에 있으신 분들은... 1920~1934년 생 할머니들
용기를 내서 처음 말을 걸었지만 돌아오는 건 침묵...
몸이 불편하셔서 말을 못하시는 분이셨다
대화를 할 순 없지만 할머니에게 여러 가지 말을 하면서
손에 크림을 발라드리려는데... 손이 너무 앙상한 나뭇가지처럼
뼈에 가죽만 붙어있어서 너무나 안타까웠다.
손을 자꾸 입으로 가져가서 침을 묻히셔서 왜 그러나하고 만져보니 손이 터서 그러신 듯 해서
보습크림을 듬뿍해서 손과 팔에 꼼꼼히 여러 번 발라드리고
할머니에게 손에 자꾸 침을 묻히시면 안 된다고 거듭 말하고
양말을 벗기고 발도 꼼꼼히 발라드리니 대략 20분정도
3번째 할머니에게 다가가서 손을 잡고 크림 바르면서
마사지 해드릴께요 라고 말하려는데
손이 너무나도 차가웠다... 정말 살아있는 사람의 몸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왠지 다음엔 못 볼 것 같은 생각도 들고 따뜻한 온기를 나눠드리고 싶어서
한 5분가량 양손을 꼭 잡고 말없이 있었더니
치매가 걸리신 할머니가 눈을 슬며시 뜨시더니... 살짝 미소를 지으시는데 눈에 눈물이 고여 있었다
그걸 보면서 마음 한 구석이 너무 찡했다
한손으로는 손을 꼭 잡고 다른 손으로 크림을 꼼꼼히 발라드리고, 양말도 벗겨서 발도 발라드렸다
마지막 할머니는 치매에 걸리셨지만 말씀을 잘 하셨고
그래서 이것저것 대화하면서 오른손에 크림을 다 발라드리고 왼손도 발라드린다고 하니...
할머니가 그럴 필요 없다고 하셔서... 왜 그러세요? 라고 물었더니...
왼손이 마비되어 감각이 없다고... 가슴이 답답했지만...
그래도 좋아지길 기대하면서 왼손을 열심히 마사지 해드렸다
벽에 가족사진이 있어서 할머니에게 가족사진이냐고 물어보니
가족 아니라고 하셔서 누구냐고 했더니 아들이랑 손녀딸이라 하셨다...
화목해보여서 가족들이 자주 찾아오는지 물어보니...
아쉬움이 가득 묻어나는 소리로 온 적 없다고... 사진은 화목해 보이는데...
그리고 말없이 발을 꼼꼼히 마사지 해드렸다.
저녁식사 시간이 되서 1914년 생 할머니 식사 보조를 했는데...
죽과 이상한 갈아 놓은 듯 한 반찬, 미역국 이였다.
죽이 뜨거워서 한 숟가락 떠서 후후 불어서 식혀서
입에 살짝 넣어드리길 반복...
드시는 양과 흘러나오는 양이 비슷...
그걸 보면서도 너무 안타까웠다...
한 숟가락 드리고... 얼굴 닦아드리고...
한 숟가락 드리고... 얼굴 닦아드리고...
다 드실 때까지 십여분 동안 계속 반복...
봉사활동을 마치고 난 후 보람도 있었지만 마음 한켠엔 씁쓸한 감정도 생겨난 봉사였습니다
학교에 행사가 있어서 저녁만 먹고... 뒷풀이를 못가서 좀 아쉬웠어요
담엔 별일 없으면 뒷풀이 참석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