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이 한해 10만마리 이상씩 버려지는 이유 중 한가지.
경제적 부담을 미리 계산하지 않았다
김모 씨는 최근 동물 판매업체에서 120만원에 반려견을 분양받았다. 꽤 비싸게 주고 샀는데 연일 설사에 구토를 했다. 병원에 가보니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했다. 결국 반납하고 다른 반려견을 분양받았다. 그는 그때 비로소 반려견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박모 씨는 분양받은 지 얼마 안 된 반려견의 다리가 1.5㎝ 찢어져 봉합 수술을 하는데 55만원을 썼다. 엑스레이 2장을 찍는데 30만원, 봉합 하는데 25만원 들었다고 한다. 먹이만 제때 주면 되겠지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입양했는데 개를 키우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 것이다. 주기적으로 예방주사를 맞는데 들어가는 비용이며 먹이를 장만하는데 드는 돈까지 계산하니 반려견을 집에 두는 게 생각만큼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경제적 부담을 느낀 그는 결국 짧은 기간이나마 함께 하며 정이 들었던 반려견을 다른 사람에게 양도했다.
반려견이 가족의 대접을 받다가 동물판 '고려장'을 당하는 가장 큰 이유는 주인이 동물병원 치료비 등 경제적 부담을 감당할 수 없어서다. 정부는 1999년 동물병원의 담합을 막고 자율경쟁을 도입하겠다며 동물 의료 수가제를 폐지했다. 그 이후 진료비가 병원마다 달라졌다. 보험 혜택도 거의 없어 단순 예방 접종 주사만 맞아도 2만∼3만원을 내야 한다. 잔병 치레가 많은 반려견이라면 병원 신세를 질 때마다 감당해야 할 부담이 만만치 않다. 그나마 상태가 괜찮으면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길거리에 버려지게 되는 운명을 맞게 된다.
- 연합뉴스
유기견 사지 말고 입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