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 무더움
토요일 오전 9시 20분에 동래 시장 근처의 우하 요양원에 도착했다.
요양원을 방문한 것은 학생이었을 때, 교회 사람들과 함께 갔었던 것으로 어렴풋이 기억한다.
그래서 기대반 걱정반으로 도착했다.
장마 기간이라 비가 온다고 기상 예보를 확인했었는데
날씨가 매우 좋았고, 차도 막히지 않아서 근처에 관광 명소도 둘러볼 수 있었기에
아침을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었다.
시간이 되어 안으로 들어간 우리는 강당에 모여 간단한 봉사 내용을 전달 받은 후, 2인 1팀으로 각 층마다 투입되었다.
나는 1층에 처음 방문하신 1살 누나와 배정받았다.
같은 종교였기에 말을 붙이기 더 편했던 것 같다.
봉사를 시작하자마자 간단히 복도를 쓸고 닦았고, 각 1명씩 맡아서 대화를 했다.
나는 돌아다니면서 여러명과 대화를 했었는데
그 중 가장 기억에 남은 분은 처음 대화했던 할머니였다.
말이 너무 어눌하셔서 이야기의 절반 조차 못 알아들었고, 그렇기에 어느정도 추임새만 넣으면서 웃어드리기만했는데
쉬지 않고 이야기를 하시면서 좋아하셨던 할머니의 얼굴이 지금도 생각이 난다.
이후에 3호실의 할머니와 대화를 했는데
자식이 호텔 일을 하는데 안맞는 것 같다고 반복해서 말씀하셨다.
겉보기에는 아픈 곳이 없어 보이셨는데 치매가 진행 중인 듯 했다.
그래도 가끔 노래도 부르실만큼 가장 쾌활하신 분인 듯 해서 보고 있으면 미소가 지어졌다.
이후 식사 보조도 했었는데 미음이 생각보다 양이 너무 많아서 놀랐었다
알고 보니 양이 잘못 배식되었던 것이었다.
병실의 가장 안쪽에 계신 상태가 조금 좋지 않으신 분의 식사 보조를 맡았다.
숟가락으로 내가 먹는다고 생각하고 천천히 여러가지 반찬도 함께 드렸는데
한번에 숟가락으로 퍼서 드리는 양 조절이 힘들었다.
너무 많이 드리면 기침을 하시기도 했고,
너무 템포가 빠르면 옷에 많이 흘리시기도 하셔서 식사 시간이 오래 걸릴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았다.
그렇게 식사 보조를 마치고 시간이 어느덧 12시가 넘어가서 1시까지 쉬면서 대기하였다.
오늘 봉사 일정이 1시에 종료될 예정이었기에 간식 보조는 하지 못했다.
그렇게 마치고 인사 후, 나올 때 다음에도 또 오라고 말씀하시는 복지사 분이 친근하게 느껴졌다.
반나절도 되지 않은 시간동안 정이 들었나보다.
봉사활동을 마치고 동래 시장안에 있는 솥밥 집을 갔다.
가위바위보로 정해서 들어간 곳이었기에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반찬이 모두 너무 맛있었고, 추어탕도 내가 이제까지 먹었던 맛집과 다를바없이 매우 맛있었다.
솥밥과 추어탕을 세트로 먹는 것도 신기했었고 마지막으로 솥밤에 숭늉을 부어서 먹는 것도 좋았다.
정기적으로 봉사를 할 수 있다는 말에
다음에는 어떤 메뉴를 먹을지 기대가 되었다.
점심 식사 후, 롯데 시네마에 영화를 보러 갔다.
항상 저녁에 마치고 저녁을 먹을 겸 음주를 하러 가다가
이번에는 너무 일찍 마쳐서 영화를 보러가니 조금 신선한 느낌이었다.
핸섬가이즈라는 영화였는데 B급 코미디 영화였고
최근들어 가장 많이 웃었던 시간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번 봉사 활동은 여느때와 다르게
학생 때 수학여행을 간 듯한
뭔가 매우 알찬 하루를 보냈었던 것 같아서 좋았다.
이번 달 중에 또 방문할 가능성이 있는 듯해서
그 때 방문하여 뵐 할머니, 할아버지 분들과의 만남과
점심에 먹을 맛있는 점심 메뉴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
최근엔 금주하고 있어 그런지 이런 것도 너무 좋은것 같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