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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들의 수다

얄미운 여름

장혜진 좋은글
0 903 2024.07.01 11:15

얄미운 여름 / 장혜진


우당탕 소리를 내며

아침부터 요란하게


봄 녀석이 짐가방을 싸며 

내게 손을 흔들며 점점 멀어져간다 


저만치서 들려오는 여름의 걸음소리


어느새 바로 내 앞까지 걸어와 

나를 향해 잘부탁한다며 손을 내민다


손을 마주 잡은 채 여름의 귀에다 대고

이번에는 무더위라는 

심술을 덜 부리길 부탁해본다


어느새 햇살과 함께 

바다의 물을 뜨겁게 데운채


손끝으로 무더위를 형성한 여름이

나를 향해 얄밉게 혀를 내민다


아, 이번 여름도 무탈히 지내기엔

힘들것 같다


 #시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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