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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무엇을 해야 하는가?

김성룡
0 2,065 2019.01.18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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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무엇을 해야 하는가? 


40년 전쯤 지금도 아직 살아 계시는 이어령 교수의 수필집이 젊은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을 쯤.


이런 글귀가 떠오른다.

아침 출근 시간 아주 바쁘게 뛰어가는 한 젊은 이에게 "학생 지금 왜 그렇게 바쁘게 가는가?"하고 물으니 "학교 등교 시간이 다 되어 갑니다."하고 답하자 "학교는 뭣 하려 그렇게 가는가?"하니 "공부하려 갑니다."라고 한다.


"공부해서 뭣 하려 하는가?"

"취직도 하고 교양도 쌓아야지요."

"취직해서 무엇을 할  건가?"

"그래야 돈도 벌고 장가도 가고 해야지요."

"그럼 돈도 벌고 장가를 가서 무엇하겠는가?"

"가족도 먹여 살려야 하고 출세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가정도 가지고 출세해서 무엇하겠는가?"

"그것이 살아가는 순서 아니겠습니까?"

"그럼 그 순서 뒤에는 무엇이 남겠는가?"

"세월이 가면 늙고 결국은 죽음이겠지요."

"그런데 왜 그렇게 바쁘게 사는가? 결국은 죽을 건데?"


학생은 말없이 빤히 이어령 교수를 바라보며 "선생님은 왜 사십니까?'하고 반문한다.


"그냥 태어났으니 사는 거지 뭐."

"저도 왜 태어났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철학이 필요하다네 왜 태어났으며 어떻게 살다가 죽어야 하는지를 깨닫는 공부 말일세."


학생은 멍하니 서서 교수의 얼굴을 빤히 보며 어디에서 무엇을 하시기에 등교가 바쁜 저에게 철학을 말하는지 모르겠다는 눈빛이더라는 것이다.


"우리 인간은 결국은 죽음이라네 그런데 어떻게 살다가 가는 것을 먼저 알아야 그것이 공부라네. 출세, 행복, 지식, 교양, 돈은 살아서 가지는 하나의 도구이고 죽음을 맞이할 때는 다 놓고 가야 하는 수 밖에 없는 것이라네. 너무 바쁘게 살지 말게나 '왜?'라는 물음에 답할 수 있는 나의 철학을 먼저 생각하고 천천히 살아도 되는 것이 인생이라네."


위의 글은 책의 제목은 기억나지 않지만 이어령 교수 수필집의 한 대목이 생각이 나면서 이것이 사색(思索) 하는 방법이라 생각하여 오늘의 화두(話頭)로 한번 던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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