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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모셔야 하는 이유

정유진
0 2,706 2017.10.1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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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모셔야 하는 이유


요사이 젊은이들은 경로사상이니 효 사상이니 하는 어른을 공경하는 사회는 필요치 않다고 생각하는 이가 많다.


그도 그럴 것이 노인이 되어 갈수록 컴맹으로 소통이 어렵거나 젊은이들의 부양대상으로 짐이 될 뿐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인터넷은 지식의 바다라 하여 어른께 묻는 것보다 인터넷 기록에 묻는 것이 빠르고 정확하며 더 낫다고 생각하기에 그럴 수도 있다.


예로 필자는 10세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누이 없는 외동이라 큰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


그 해 공무원 시험을 치고 작은 태권도장을 열어 생계를 이어가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투잡에 열중하며 20대를 보냈다. 나의 친어머니는 내가 세 살 때쯤 우리 집을 떠나야 하는 형편으로 아버지의 본처인 큰어머니를 친어머니로 생각하고 살았다. 


함양 안의 고향에서 15세에 집 전답을 모두 팔아 외삼촌이 계시는 부산으로 왔는데 내 나이 19세에 환갑이 넘은 큰어머니께서 돈 관리가 되지 않아 우리 두 모자는 무일푼으로 가난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대학과 외국으로 가는 태권도 사범 진출도 포기하고 어머니 한 분을 모시려 하니 나의 직업생활이 아니면 식생활도 못할 형편이었다.


그 해 공무원 시험을 치고 작은 태권도장을 열어 생계를 이어가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투잡에 열중하며 20대를 보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한테는 아버지 대행자가 없었다는 것이다.


외삼촌이나 고교 담임선생님께 찾아가 앞날을 의논해도 성의 있는 답변을 해 주지 않았다.


그 외로움은 고아의 심정 그 자체였다.


그래서 나의 형님뻘이나 아버지 같은 연세의 어른에게 장래를 의논하는 것이 유일한 인생 경험을 얻어듣는 것이었다.


그리고 여러 종교교리나 옛 인문학고전을 밤세워 읽어면서 나의 길을 스스로 개척하는 수 밖에는 길이 없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하니 그 고된 외로움과 경제생활을 이겨 낸 것은 어른들의 자문이 최고였고 다음이 인문학고전을 읽고 매래를 예측한 것이 지금의 나의 현주소이다.

 

더 이상의 나의 지난 일생은 "내가 바보가 되면 친구가 모인다"의 책 속에 다 숨어 있다.


꼭 알아두어야 할 것은 어른과의 대화가 가끔 귀찮을 때가 있다. 하나 열 마디 중 반 이상이 미리 알고 있거나 잔소리로 으레 들릴 수 있으나 단 한두 마디라도 나의 인생을 바꿀 지혜가 들어 있을 수도 있기에 가끔 친견을 하는 것이 현명한 젊은이의 참된 지혜이며 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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