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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주례

정유진
0 2,178 2017.05.0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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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주례

 

결혼이란 꼭 한번해야 좋은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이다.

그 주례는 한쌍의 백년회로의 다짐을 받고 성혼의 선언을 해야할 책임이 있다.

 

그래서 자기삶에 흠이 있는 자는 예로 주례를 서지 않는 것이 상례이다.

필자가 미혼의 청년시절에 태권도장(道場)의 제자들로부터 시작하여 수십번의 주례 부탁이 와도 단호히 사양하고 살아 왔다.

 

왜냐하면 남의 인생에 나의 덕(德)이 못 미칠까봐 조심하며 한 거절이었다.

그런데 이 나이에 나의 절친중의 절친이 외동아들의 주례부탁을 사양 했지만 나의 삶이 헛되지 않았다며 추겨세우는 바람에 용기을 내어 주례를 승락하고 나니 마음이 꽤나 무거웠다.

 

신랑의 아버지는 서로 평생을 같이 속을 내어 놓고 지내온 절친이라 어떤면에서는 나의 인격을 절친에게 인정받았다는 감회도 있었기에 기분좋은 행사가 될 수 있겠다 싶었다.

 

그리고 결혼당일 나는 주례가 처음이고 사회자도 처음이라 진행이 서툴고

신랑 신부는 결혼이처음이라 그렇다고

이해를 구하는 즐거운 행사로 근근히 결혼식을 마치고 돌아 오는 길에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었다.

 

혼주인 절친의 속내에 필자가 그렇게 자리잡고 있었다는 생각에서었다.

우리 바클내의 커풀이 열 몇쌍이 나와도 주례는 생각지도 않았는데 앞으로는 부탁이 오면 응해줘야 하겠다는 마음도 생겼다.

 

결혼이란 일생의 제일 큰 동업이며 계약서를 주고 받는 행사이고 두가정의 결합이다.

 

그 중에 사랑이 꼭 있어야 하는 절대절명의 결합이다.

사랑이란 친밀,열정,헌신이 있어야 하기에 더 힘든 선택이다.

 

연애는 친밀(親密),열정(熱情)만 가지고 하지만 결혼이란 마지막 헌신(獻身)이 기다리고 있기에 이것은 무한 책임이라 할 수있는 중대사이다.

 

필자의 명성만 보고 부탁해 온 주례라면 앞으로도 단호히 거절할 것이다.

 

끝으로 친구는 마음의 거울이라 했는데 절친중에서도 가장 오래도록 자주만난 나의 멘토이기도한 인격자에게 인정을 받았다는 기쁨에 이 편지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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