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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짐의 양은 얼마나 되는가?

정유진
0 2,413 2017.02.1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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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짐의 양은 얼마나 되는가?​

 

성자 예수 왈,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의 짐을 내려 주겠노라'

 

아주 어린 시절 기독교 예배당에서 듣고 자란 얘기다.

 

살아오면서 그 때마다 그 무거운 짐이 얼마였는지 계산이 되지 않았다.

 

지금에 와서 생각하니 내 것이라는 관념(觀念)이 다 짐이었다는 생각에 머문다.

 

내 먹을걸 챙겨야 했었고 다음날들의 생활을 위해 재산도 모아야 했다.

 

그러자니 나의 머리 속에는 온통 나의 것, 즉 소유(所有)의 삶에 눈멀어 그 많은 짐을 지고 살아야 했던 것 같다.

 

세상에 나의 것이 없다는 생각에 머문 지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다.

 

나의 것 중 여러 가지가 있었다.

처자(妻子)도 나의 것이요, 내게로 등기된 모든 재산도 나의 것이요,

나하고 관계된 것이 몽땅 나의 것이었다.

 

그런데 한 순간 지난날이 꿈같다는 생각을 하니 다 나의 집착(執着)으로 인한 짐이었다.

 

처자도 자기의 삶이요,

재산도 나의 관리권(管理權)에 불가한 것이었다.

 

그 모든 것이 내 것이라 여겨 살면 처자의 잘못도 나의 짐이요,

내 재산이 나가는 만큼 아파야 하는 것이었다.

 

내 것보다 나의 관리권에 중심을 두기로 할 때부터는 적재적소(適材適所)의 쓰임에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바로 그 많은 짐을 벗는 순간부터 나의 천국은 이 세상이었다.

 

즉, 나의 생이 존재(存在)하고 있는 이 순간순간이 최고의 재산이고 그것만이 내 것이었다.

 

유한(有限)한 인생의 최고 최상의 가치는 지금 누리는 생존(生存) 가치인 것이다.

 

세계유적(遺跡)을 다 여행해도 그 유적(遺跡)을 만든 자나 그 때 살던 자는 한 사람도 없었다.

 

그 주인은 생존해서 보고 있는 나 자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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