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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세이(潁水洗耳)란 말에서 교훈을 세기다

탁상달 좋은글
0 1,551 2020.11.09 11:26

영수세이(潁水洗耳)란 말에서 교훈을 세기다

 

서진(西晉)의 학자 황보밀(皇甫謐)은 벼슬을 하지 않고 숨어 사는 학덕이 높은 선비들을 모아 쓴 고사전(高士傳)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영수세이(潁水洗耳)’라는 말인데, 이 말은 원래 유불욕문지(由不欲聞之) 세이어영수지빈(洗耳於潁水之濱)’에서 가져온 말입니다.

이 문장을 직역하면 영천(영수)에서 귀를 씻다. 라는 의미입니다.

이 말에 담긴 의미는 인간의 무리한 탐욕을 경계하고 세속에 물들지 않으며 고결한 삶을 살아가는 절개와 의지를 가지자는 뜻을 전할 때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부연해서 덧붙이자면 패택(沛澤)이란 곳에서 살던 허유는 사람 됨됨이가 겸손하고 의리를 지키며 행동 또한 바르며 결코 부정한 음식은 입에 대지도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이를 기특하게 본 요임금이 이런 훌륭한 사람에게 자신의 왕위를 물려주려고 찾아가서 뜻을 전하자 정치에 뜻이 없던 허유는 이 제안을 무시하고 기산(箕山)이란 곳으로 숨게 됩니다.

요임금은 처음에는 허유가 겸손해서 그러는 줄 알고 다시 사람을 보내 구주(九州)이라도 맡아 달라고 간청을 했습니다.

그러자 이 말을 들은 허유는 한층 더 역겨워하면서 산 아래의 영수(潁水)라는 강가에 내려가 귀를 씻었습니다.

때마침, 이 고장에 은거 생활을 하던 친구 소보(巢父)가 송아지를 끌고 와 물을 먹이려다 이 모습을 보고 연유를 물었습니다.

허유의 이야기를 들은 소보도 쓸데없이 떠다니며 명예를 낚으려는 행동은 옳지 않다고 나무랐습니다.

그대가 강물에 귀를 씻었으니 송아지의 입이 더러워지겠다며 상류로 끌고 가서 물을 먹였다고 합니다.

뱁새도 깊은 숲속에 둥지를 짓는다고 해도 나뭇가지 하나면 충분하고 두더지가 커다란 강물을 마신다고 하더라도 작은 배를 채우면 그만이라 했습니다.

그리고는 더러운 말을 들었다며 영수(潁水)의 흐르는 강물에 귀를 씻었다는 이야기이지요.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치게 되는 수많은 탐욕이라는 악마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말해주는 고사입니다.

 

이 이야기와 관련하여 덧붙여 이야기하자면 한 농부가 우연히 야생의 거위 한 마리를 포획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이 거위를 살을 찌워서 잡아먹겠다는 생각에서 불에 익힌 기름진 음식을 늘 가져다줬습니다.

거위는 이내 살이 쪄 날지 못할 정도가 되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부터 거위가 음식을 거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농부는 거위가 병이 난 줄 알고 더 맛있는 음식을 줬습니다.

이렇게 극진하게 보살피는데도 거위는 그 음식들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답니다.

그렇게 거위는 열흘을 아무런 음식을 먹지 않았습니다.

열흘이 지나게 되자 거위의 몸은 야생 상태의 날씬한 몸으로 돌아왔고 힘찬 날갯짓과 함께 멀리 날아가 버렸답니다.

거위가 음식을 계속 탐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당연히 인간에게 잡혀 죽임을 당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거위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굶을 줄을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인간 세상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보기에 좋고 탐이 나는 음식이라도 먹을 것이 있고 먹어서는 안 되는 것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지나침은 부족함보다 못합니다.

탐욕을 부르는 것은 재앙이 됩니다. 물론 지나친 혐오와 무관심도 사회 속에서의 우리 자신을 상실할 수도 있습니다.

요즘 일련의 정치지도자들은 자기 탐욕과 아집 및 독선에 빠져서 해서 되는 말과 해서는 안 되는 말 가리지 않고 하는 행태나 오직 내가 최고이고 내 생각만이 정의라고 하는 독선적 사고에 빠져 주변과 이웃을 헤아리지 못하는 우를 연일 범하고 있는 상황에 교훈을 주는 고사가 아닌가 해서 몇 자 적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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